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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장과 그 질로 이름 높은 산과 바다를 영롱하고 밝게 비추었던 그대여. 혼탁하게 아지랑이핀 더운 여름을 등진 채 홀로 냉담히 갔는가. 이렇게 거성은 홀연히 하늘 위에 떠올랐다. 그 빛은 한림에 드리워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리라. 허나 생전에 손을 잡고 가까이 지낼 적에 그 용모를 보는데 질리지 못했고 그 목소리를 미처 듣지 못했으니 우리는 그대 없는 지금을 어찌 보내야 할까. 생각에 잠기니 가을은 깊어지고 안개는 눈물처럼 번지는구나. 달을 보며 모습이 떠오르면 누군가 또 이별을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일이라 하던가. 숭고한 영아, 잠시라도 좋으니 땅에 돌아오라. 그대를 동경하나 아직 사랑스럽고 똑똑한 아이들과 온화하고 정숙한 영부인에게라도 그 모습을 보여다오.
말이 이어지지 않는 걸 부끄러워하며 작은 마음을 조용히 보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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