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과거 셋츠노쿠니의 토가노란 곳에 한 마리의 수사슴 하나가 살았습니다. 이 수사슴에겐 사이좋은 암사슴 둘이 있었는데 한 암사슴은 셋츠노쿠니의 유메노에 살았습니다. 다른 한 마리 암사슴은 바다를 하나 둔 아와지노쿠니의 노지마에 살았습니다. 수사슴은 이 두 마리 암사슴 사이를 시종 오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수사슴은 셋츠의 암사슴보다 아와지의 암사슴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아와지 쪽에 놀러 가는 일이 많았기에 유메노의 암사슴은 외로워하며 아와지의 암사슴을 원망했습니다.
둘
어느 날, 수사슴이 유메노의 암사슴을 찾더니 하루 종일 놀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돌아가려 할 때, 문득 슬프고 걱정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암사슴은 신기해서
"왜 그래? 얼굴이 안 좋은 거 같은데."
하고 물었습니다.
숫사슴은
"아니, 별 일 아냐."
하고 말하며 강하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긴, 한숨 같은 걸 다 쉬고 분명 뭔가 걱정이 있는 거지? 설명해줘."
암사슴은 끈질기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수사슴도 도리 없이
"실은 어젯밤에 불쾌한 꿈을 꿨거든."
하고 말했습니다.
"무슨 꿈이길래?"
"내가 들판을 걷고 있자니 어느 틈엔가 머리 위에 풀이 솟고 등에 눈이 쌓였어. 이게 왜 이러지 싶고 꺼림칙하기도 하니까 눈을 떨구려 하니까 꿈에서 깼고. 대체 뭘 알리려는 건지 계속 걱정되네."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암사자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렸습니다. 이 틈에 수사슴을 겁줘서 앞으론 바다를 건너 아와지에 못 가게 막으려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엉망으로 꿈 풀이를 해주었습니다. 그건 머리에 풀이 솟는 건 사냥꾼의 화살이 목에 맞는 걸 알리는 거고 등에 눈이 쌓이는 건 살해당해 소금에 절여지는 걸 말한다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아와지 가지 말고 여기서 천천히 놀자."
암사슴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바다를 건너면 분명 도중에 사냥꾼 화살에 맞아서 살해당할지 몰라."
그런 말에 수사슴은 무서워졌습니다. 어쩌지 싶어 기어코 그날 하루 종일 우물우물 지냈습니다만 해가 지자 도무지 참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노지마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때문에 유메노의 암사슴이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기어코 뛰쳐나갔습니다.
그러자 정말로 꿈 풀이가 들어맞아서 바다를 건너는 도중에 사냥꾼한테 발견되어 수사슴은 목에 화살이 꽂혀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넘어져 눈과 같은 소금에 절여져 사람한테 잡아먹혔습니다.
그러니까 농담으로라도 꿈 풀이 같은 걸 하면 그게 실제로 벌어져 엄청난 재난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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