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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 및 캠핑

[리뷰] 초안산 캠핑장

by noh0058 2024.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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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한동안 뜸했었죠.

한동안? 마지막으로 다녀온 게 2년도 전이니까요.

크게 이유랄 거는 없었습니다.

굳이 꼽자면 캠핑 갈 타이밍에 다른 여행 갔다 정도.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좀 질린 기색도 없잖아 있었던 거 같아요.

글찮아요. 제가 뭐 오지 캠핑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맨날 적당히 도심형 캠장 가서 가볍게 점심저녁, 글구 다음 날 아침 먹고 귀가.

뭐라도 해먹어 보자고 노력하긴 했지만 거기서 거기기도 했죠.

컨텐츠라 해봐야 게임이나 독서 정도.

그야 질릴만도 합니다.

 

사실 캠핑 자체에서 별로 바꿘 건 없지 싶어요.

화로도 준비했고 2박 3일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차이기는 했지만…

역시 제일 큰 건 주위 환경과 나 자신의 변화 정도일까요.

 

그런 걸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캠핑.

천천히 시작해 봅니다.

 

이동

 

자취방에서 창동까지는 어슬렁어슬렁 걸어가 줍니다.

사실 대중교통편은 잘 되어 있기는 한데...

그간에 이 가방이 민폐가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기도 했으니까요.

더군다나 이번도 도심형이다 보니 조금이나마 고생을 하고 싶어 조금 걷기로 합니다.

그래봐야 편도 두 시간 정도의 가벼운 길이긴 하지만요.

죄다 포장도로기도 하고.

포고도 하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줍니다.

 

 

가는 길에 여친님과 같이 장을 봐줍니다.

창동 근처를 잘 안가다 보니까요.

이마트가 이렇게 큰 게 있는 줄은 몰랐는데 마침 운이 좋았네요.

더군다나 운 좋게 고기도 할인하고 있길래 같이 구입해줍니다.

전에도 한 번 소고기 구매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산 건 처음이네요.

숯불구이도 도전해볼 생각이었으니... 아다리가 척척

 

 

니케로 가득한 여친님 가방입니다.

밀리터리백이 점점 이타백이 되어가고 있네요.

이벤트 갈 때마다 하나씩 늘어나는 기분 ㅋㅋ.

 

 

점심 먹기가 애매한 시각이라 파리바게트에서 가볍게 샌드위치 정도 먹어줍니다.

캠핑장 체크인이 두 시라서 이런 건 참 애매하긴 하네요.

 

 

그렇게 다시 녹천역까지.

창동역 사거리에서 한 20분 걸으면 됐나?

가방 없었으면 15분 정도면 넉넉할 거 같은 가벼운 거리였습니다.

녹천역은 맨날 지나가기만 해서 밖에서 보는 건 처음이네요.

 

초안산 캠핑장

 

그렇게 온 곳입니다.

좀 위치가 쌩뚱 맞더라고요.

역사 가운데에 골목길 하나 있고 그 너머로 면허 학원 하나, 캠장 하나.

산 아래로 매연과 자연이 공존하고 있는 기묘한 광경 같았습니다.

 

 

사이트에 도착하여 가방을 내려줍니다.

사실 흙바닥 사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나중에 정리랑 뒤처리가 너무 귀찮아요.)

자갈 사이트에 자리가 없어서 마지못해 선택.

이나마도 평일이라 자리가 없는 거라네요.

주말만 돼도 예약하는 게 별 따기라고 ㄷㄷ.

 

 

그리고 텐트를 쳐줍니다.

사실 23년인가? 가족들이랑 같이 갈 때 쓰려고 산 2.5인용 텐트인데...

정작 가족들이랑은 안 오고 여친님이랑 오게 됐네요.

참고로 사놓고 안 쓴지 너무 오래 돼서 이름도 까먹었습니다.

네이처하이크 클라우드업 3라고 하네요.

 

 

텐트 치다가 뭐가 이상해서 보니 이너 텐트를 뒤집어서 깔았더라고요.

다시 폴대를 내리고 뒤집고 폴대랑 결합해 줍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합하고 보니 사이드에는 문이 없단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전에 쓰던 녀석이 사이드에 문이 달린 녀석이라서 말이죠.

결국 낑낑 돌려놨습니다 90도로 ㅋㅋㅋ.

처음치는 녀석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여친님 앞에서 못난 꼴이나 보여버렸네요.

 

그렇게 어떻게 올려 보는데...

원래 이렇게 위치가 잘 안 잡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주름도 심하고 바닥에 질질 끌리고 끄응.

뭐, 열면 그럴싸 하긴 하니까요.

 

 

그리고 안에 매트를 깔아줍니다.

이전 텐트에서는 거의 꽉 차던 매트가 두 개는 깔 수 있게 되었네요.

가방을 쫙 줄지어 놔도 괜찮습니다. 이전 거는 내 가방 하나 넣으면 눕기가 애매했는데 ㅠㅠ.

역시 텐트는 크고 볼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매장을 찾아가 줍니다.

매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없는데도 많...)

꽤나 크기가 커서 놀랐습니다.

 

 

안에 내용물도 거의 마트급.

좀 비싸기야 하지만 그냥 장 아예 안 보고 와도 괜찮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고기류도 판매 중이니까요.

 

 

더군다나 24시간 무인운영까지.

마침 대여로 의자도 빌려주길래 여친님 거랑 잠깐 놀러 온 친구들 거까지 같이 빌려 옵니다.

내 의자도 가져오지 말걸 그랬나... 가방... 무거웠는데...

 

저녁 시간까지 과자나 얼추 까먹어줍니다.

참고로 이때 사온 과자는 한~참 남아서 집에 싸가야 했습니다.

밖에서 먹는 만큼 맛있는 것도 없지만 과욕은 금물이네요.

 

침낭이랑 놀 것 등등 대충 던져둡니다.

침낭이 가지고 와보니 여름용이라 헉 하긴 했는데...

다행히 이때까지는 더워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초가을 늦더위 만만세기는 했네요.

다른 때에는 욕 많이 하긴 했지만.

 

 

얼추 저녁 시간이 되었으니 화로도 준비를 해봅니다.

제 캠핑 리뷰 보셨으면 알겠지만 첫 화로 사용이네요.

유루캠에 나온 화로를 굿즈용으로 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영 쓰기 아까워서 그냥 굿즈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이 녀석도 2만원 주고 사서 결국 한 번 쓰고 버렸고 말이죠.

젠장, 매점에서 2만원에 화로에 숯에 다 빌려주던데 흑흑.

다음부터는 어디 오지나 매점 작은 데 갈 거 아닌 이상은 빌리기로 결심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숯불 구이를 위해 준비해온 녀석들을 늘어 놓습니다.

캠핑 테이블까지 빌렸더니 기존에 쓰던 롤 테이블은 보조용 탁상행이 되어버렸네요.

롤 테이블: 내가 고참인데...!!!!!!

하고 소리쳐도 할 말 없겠지 싶었습니다.

 

 

숯을 사고 토치도 빌려서 가져와 봅니다.

토치만 빌리고 부탄은 사려 했는데...

매점 사장님이 아주 친절하셔서 그냥 굴러 다니는 거 쓰라고 주시네요.

덕분에 저렴하게 불을 붙일...

 

불이 안 붙네?

 

살짝 작은 불만 나지만 제대로 된 불이 안 붙습니다.

아무리 토치로 지지고 있어도 별 도움이 안 되네요.

같이 간 친구 형도 숯불 구이 같은 걸 해본 적은 없어서요.

어쩌지... 하고 있다가 별 수 없이 아재(aka. 아빠)한테 긴급 콜.

그런 내용으로 전화하니 바로 한 마디.

 

착화제나 번개탄은 쓴 거냐.

 

착화제...?

있기는 했지만 토치 있으니까 안 써도 되는 줄 알았죠.

뭐라 해야 할까, 성냥 같은 걸로 불 붙이는 분들 용인 줄 알았거든요.

그렇구나... 넣어야 하는구나...

 

 

여하튼 그렇게 던져 넣으니 활활 불이 붙어줍니다.

그 후로 토치로 새불 붙이기도 편하고요.

갓버지 찬양이 있겠습니다.

갓버지 만세!! 만세!!!

 

 

그렇게 올라오는 불 위로 고기를 구워 줍니다.

크기가 작아서 한 번에 많이 굽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외려 푸짐해보이는 느낌은 있네요.

가위를 까먹고 와서 그냥 찢어 먹다(...) 나중에 사왔습니다.

 

 

그리고 새로 산 3인용 코펠과 버너로 라면을 끓여줍니다.

그런데 이쪽도 왜인지 잘 불이 안 붙더라고요.

습해서 그랬나... 싶었는데 막상 soto 쪽에는 잘 붙기도 했고.

이래서 구관이 명관인가 봅니다.

 

 

라면 선발은 사천 짜파게티.

매운맛 덕분에 고기랑 잘 어울려서 고기 좀 넣어 먹었습니다.

호화롭게 먹네요.

 

버섯도 구워주며 본격적으로 저녁 식사로 꾸며줍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할 거 같아서...

 

 

협찬으로 받았던 곱창전골도 참전.

자세한 건 그때 쓴 리뷰에서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마시멜로까지 제대로 먹어줍니다.

살 찔 거 같긴 하지만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먹겠습니까.

 

그나저나 처음으로 해본 숯불구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왜 이제까지 안 했나 싶을 정도.

불도 어떻게 끄나 걱정했는데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꺼졌으니까요.

앞으로는 좀 더 자주 해먹어 봐야겠습니다, 불피우기.

 

2일차

 

여친님을 집에 들여보내고 혼자서 맞이하는 2일차.

(여친님은 캠장에선 자지 않고 다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2박 3일이니까요.

처음으로 하는 2박 3일. 어떤 느낌일까...

살짝 두근거리면서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비 오는 소리에 기상.

대체 왜... 대체 왜... 내가 갈 때마다 이렇게 우중 캠핑이.

사실 1일차 마무리 때도 비가 오기는 했지요.

여친님 집에 들여보내자마자 귀신 같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여친님 올 시간 되니 귀신 같이 비가 멈췄습니다.

...날씨의 아이?

 

 

덕분에 의자도 푹 젖어버렸네요.

비가 그친 참에 잠시 햇살에 내놔서 일광 건조를 해줍니다.

다행히 가을인데도 햇살이 강해서 금방 마르긴 하네요.

조금 찝찝하기야 합니다만(...).

 

 

어찌 됐든 여친님도 왔으니 점심을 먹어줍니다.

저녁은 일정이 있어 밖에서 먹었기에 이 리뷰에서는 패스.

어디까지나 캠핑 리뷰일 뿐이니까요.

 

저는 이전에도 한 번 리뷰한 노브랜드 라밥.

여친님은 얼마 전에 나온 신라면 투움바로 먹습니다.

캠핑에는 역시 라면이죠…라기엔 너무 라면만 먹은 느낌은 있네요.

3일 연속 라면이었으니까요 ㅋㅋㅋ

 

그리고 컵스프와 간식도 챙겨줍니다.

어째 죄 먹기만 했네요.

 

사실 이 날도 별로 한 건 없었습니다.

7시부터 9시까지 일정(프리토킹 모임)도 있기도 했고…

9시 이후에는 여친님 집에 데려다주기도 해야 했으니까요.

사실상 여친 님이랑 논 것도 대여섯 시간 정도.

그나마도 밥 먹고 간식 먹고 하다보면 할 것도 없죠.

 

더군다나 전날에 이동한 게 피곤해서인지 꼬박꼬박 졸기도 했고요.

사실상 같이 졸기 => 밥먹기 => 이동이 전부.

그게 전부인데… 왜인지 참 좋더라고요.

 

시간을 사치스럽고 느긋하게 쓴다 해야 할까요.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고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썼다는 게 참 좋았습니다.

이래서 1박 2일 하는구나… 싶었을 정도.

 

3일차

 

그렇게 밝은 셋째 날.

하지만 으레 캠핑 마지막 날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체크아웃이 11시이니 아침 먹고 텐트 걷으면 끝이니까요.

여느 때처럼 라면이나 하나 먹고 매점산 만두나 뜯어 먹습니다.

역시 매점은 넓직하고 볼 일인 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느긋히 마무리.

…하지만 이렇게 여유 부리다 결국 체크아웃을 10분 가량 넘겨버렸네요.

 

비 온 탓에 매트고 텐트도 다 젖어버렸으니까요.

텐트도 새로 쳐본 거라 걷는데 은근히 고생하기도 했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10분 밖에 안 늦은 게 외려 대단한 거 같긴 하지만요.

 

껍질을 깨고

 

이래저래 처음 시도하는 게 많은 캠핑이 됐네요.

첫 2박 3일 캠핑, 첫 다인 캠핑(2~4), 첫 불멍 캠핑.

물론 어디까지나 취미일 뿐이니까요.

크게 긴장하고 그런 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새로운 걸 한다는 건 참 만족스러운 감각입니다.

이런 걸 해볼 수도 있구나, 나 이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 하고서요.

그런 한 편으로 이틀 날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캠핑”의 즐거움도 이전처럼 챙겨갈 수 있었죠.

(요즘 뜸하긴 했지만) 이것도 유루캠으로 배운 중요한 캠핑의 한 요소기도 하니까요.

 

과거의 자신을 잘 버무려 새로운 성장으로 이끌어낸.

그런 좋은 캠핑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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