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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쿠사 하라죠. 올라오는 화염. 날아오는 화살과 탄환. 겹겹이 쌓인 남녀의 시체. 그런 가운데 손에 부상을 입은 한 노인. 노인은 돌담 위에 건 마리아의 초상을 보며 소리 높여 "할렐루야"하고 외웠다.
또 한 발의 탄환.
노인은 곧 엎드려 두 번 다시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백의의 성모는 돌담 위에서 묵묵히 그 모습을 내려보고 있다. 엄숙히, 유유히.
백의의 성모? 아니, 나는 알고 있다. 그건 백의의 성모가 아니다. 확연히 단순한 여인이다. 한 떨기 장미를 사랑하는 단순한 서양 여인이다. 잘 보아라. 그 여인의 밑에는 이런 금색의 서양 문자마저 적혀 있다. 빌헬름 담배 상회,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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