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번역/다자이 오사무

부족한 자신 - 다자이 오사무

by noh0058 2022. 1. 2.
728x90
반응형
SMALL

 본지(아사히 신분)에서 나가쵸 선생님께서 제 보잘것없는 작품을 열거하며 현대 신인의 통성을 지적하셨습니다. 다른 신인 작가에게 책임을 느꼈기에 이렇게 한 마디 합니다. 고금서 일류 작가란 작인이 확실하여 그 실감이 강하고 따라서 그곳에 흔들리기 어려운 어떤 자신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반면 지금의 신인은 그 작인에 자신이 없어 흔들리고 있다. 그런 말씀은 그야말로 날카로우며 정확하게 허를 찌르신다고 느낍니다. 자신을 가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자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저희는 결코 나태하지 않습니다. 무뢰한 생활도 보내지 않습니다. 조용히 독서를 하고 있을 터입니다. 하지만 노력과 함께 끝내 자신을 잃고 맙니다.
 저희는 그 원인을 이래저래 지적하며 죄를 사회에게 전가하지도 않습니다. 저희는 이 세기의 모습을, 이 세기 그대로 긍정하고 싶습니다. 다들 비굴합니다. 다들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들 '겁 많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걸 결정적인 오점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큰 과도기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한동안은 부족한 자신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누구의 얼굴을 보아도 모두 비굴합니다. 저희는 이 '부족한 자신'을 소중히하고 싶습니다. 비굴의 극복이 아니라 비굴의 솔직한 긍정 속에서 전례 없는 꽃이 피기를 저는 기원하고 있습니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