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술
화술...이랄까, 대화 그 자체랄까. 어찌 됐든 극도로 내향적인 성격이었던(혹은 인) 내게는 굉장한 약점이었다. 어디 가서 제대로 표현도 하지 못하고, 머리속에는 항상 말이 감돌고, 이야기 흐름과 별개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터넷에서 말하는 소위 '아싸식 화법'의 구현화 같은 존재였지 않나 싶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적어도 n년 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거 같다. 그나마 빛을 본 건 역시 독서와 블로그 글쓰기, 소설 쓰기 덕분일까.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독서가나 글쟁이를 자부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 감정과 머릿속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그걸 입으로 옮기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차에 눈에 들어 온 게 이 책이었다. 대화의 기술일까. 사실 인간 관계에서 '기술'이란 표현이 조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잔재주'의 다른 표현이라 해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마 국내 출판사에서 붙이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책 표지에 적힌 '힘들이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이란 구절이 진정성을 대폭 갉아 먹는 느낌도 들기에 더더욱. 때문에 속으로 '제비 새끼 되는 기술 아닌가' 싶기도 했다. 제비 새끼라는 표현이 너무 낡았는지 통용되지 않았지마는.(이것도 이 책에서 말하듯이 상대에 맞춘 대화법에서 어긋나는 모양이다.)
그래도 뭐, 비록 잔재주라도 아느냐 모르느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굳이 내가 써먹을 생각은 없을지라도, 다른 누군가가 써먹는 것을 경계할 수도 있을 테니까. 또 책속에서 비즈니스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만큼, 언젠가 내가 커다란 시장에 몸을 담글 때면 나를 위한 무기가 되기도 하겠지. 그런 의미에서는 읽기에 부족함은 없는 책인 거 같다. 결국 어떤 책이든 받아 들이기 나름이니까.
원래는 발췌도 해볼 생각이었는데 책이 설명조가 강한 데다가, 내 사례를 맞추기에는 나의 대화 경험이 너무 적은 통에(오죽하면 실패담마저 얼마 없겠는가!) 생략하겠다. 언젠가 n년 뒤, 이 책을 다시 펼쳐봐서 '맞아, 이 기술은 확실히 쓸만했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가장 먼저 활용해보고 싶은 건 그래... 서로 모르는 둘을 소개시켜줄 때, 서로에 대한 특징과 장점을 꼽아 대화 소재로 만들 수 있다는 기술일까.
아주 작은 대화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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