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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독서노트]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by noh0058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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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

 

 책은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단지 딱히 독서광이라던가, 책을 모든 취미 중에서 제일로 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딱히 이렇다 평생 가는 애독서 같은 것도 없고, 한 달에 읽는 책이라 해봐야 딱 평균 정도고, 독서노트랍시고 적는 거라고 해봐야 초등학생 독후감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마당이니 딱히 독서법이란 게 있을 리가 없다. 애초에 책에 체계를 두지 않으니 그렇다. 게임에 장르와 시리즈가 있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딱 아는 것—RPG와 퍼즐, 액션 등을 좋아하고 FPS나 AOS, RTS 등을 싫어한다—과 달리 책에는 크게 좋아하는 장르나 작가도 없고 편식도 심한 편이다.

 굳이 책을 고르는 법 정도가 있다면 서점에서 적당히 걸으며 표지와 제목만 보고 고르는 정도일까. 나쁜 습관인 건 알지만 책 내용까지 훑어보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재밌으면 말고, 재미 없으면 더더욱 말고 하는 식이다. 더군다나 애초에 관심 분야가 아닌 책은 딱히 손에 들어 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 책을 사게 된 건 아마 인터넷 유머짤이 계기였던 거 같다. '지적 허영을 부리는 건 오히려 자신이 알지 못한다는 인지가 있기 때문이다'였던가. 단어 하나하나까지 당장 기억나진 않지만 그런 뉘앙스였던 거 같다. 어찌 됐든 그 말이 재미 있어 보여서 구매했다.

 사실 책에 나오는 것도 크게 독서법이라 할 정도는 아닌 거 같다. 어쩌면 뭐 평론가의 고견 같은 걸 듣고 싶어서 이 책을 사는 사람은 되려 실망할지 모른다. 독서법이란 대략 '책이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관심 가는 대로 집었다 샀다 읽었다, 읽지 않았다, 그러다 새로운 분야에도 들어가 보면 되지' 하는 정도인가. 굳이 강조한다면 '넓이의 독서' 정도일까.

 어떤 의미에선 별 볼 일 없다 생각하기에 꾸준히 계속할 수 있는 독서법이기도 한 거 같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난 뭘 하나 하더라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갑갑하고 통제 받는 걸 싫어하는 탓에 차라리 느슨하고 풀어 헤쳐야 오래 간다. 음? 못했네? 다음에 하면 되지 뭐, 정도가 제일 좋다. 일도 그렇고 취미도 그렇다. 때문에 나로서는 꽤 입맛에 맞는 이야기기도 했다. "그럼 뭐, 나도 넓이 정도나 신경 써볼까"하는 정도로만. 막상 그렇다고 당장 떠오르는 분야는 없지만, 이것도 아마 언젠가는 읽을 날이 오겠지 정도로만 해두기로 하자.

 전체적인 내용 구성은 총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이동진 평론가의 독서론(법?)을 정리한 전반부, 대담을 발췌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반부, 작가가 추천하는 독서 목록 800개가 적힌 후반부. 사실 후반부는 읽지 않았다.

 책은 서점에서 보는 게 좋기도 하고, 무엇보다 표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목도 물론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론 표지에서 끌리는 걸 더 선호하는데(그 정도 자극 아니면 영향을 못 받는 바보인 탓일진 몰라도) 책 제목만 쭈우우욱 적혀 있는 걸 보니 도무지 읽을 생각이 안 들더라.

 단지 이전 같았으면 꾸역꾸역 읽었을지 모른다. 모름지기 책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지 하는 생각 탓이리라. 하지만 책 도중에 '논 픽션이면 원하는 부분만 읽어도 괜찮다'하는 부분이 있길래 바로 적극 활용해 보았다. ...이게 성장 맞나? 싶긴 하지만, 아무튼.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있어 보이고 싶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은 것'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허세일까요.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과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적 허영심일 거예요.
그런데 왜 책을 읽으세요?, 24p

고찰점: 위에서 말한 이 책을 구매하게 된 계기이다. 이 말처럼 나는 꽤 있어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있는 편이다. 독서노트를 시작한 이유에 허세가 없다면 분명 거짓말이다.(심지어는 이 말투마저 그렇다. 아마 독서노트 쪽에 댓글이 안 달리는 이유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보니 독서광인 체, 영화광인 체 하는 편이다. 막상 그 안으로 깊게 파고 들지도 않으면서.

 하지만 그런 허세도 이런 식으로 용인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독서광인 체, 영화광인 체 해도 된다면 그렇게 할 뿐이다. 괜히 잘 읽지도 않을 책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하고, 그래봐야 상업 영화, 블록버스터 위주지만 꼬박꼬박 영화관을 찾아가는 식으로. 그렇다보면 언젠가 진짜 생각으로 채워질 날도 오지 않겠는가. 그리고 또 이 책 안에는 마법 같은 말도 있다. "안 오면 말고."

 

책은 이렇게 손에 들고 다니는 게 중요합니다. 또 손과 시선이 닿는 곳곳에 있어야 합니다. (중략) 그야말로 책을 '뿌려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때든 책을 집어 들고 펴보면 됩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재미 없어서 껐는데 옆에 책이 보인다면 그걸 펼쳐보지 않을까요?
지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은 무엇입니까, 48p

고찰점: 늘 실천해야지 싶지만 잘 안 되는 문제 같다. 사실 어디 나갈 때면 대개 가방에 책 한 권 정도는 챙겨두려고 한다. 그래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읽어야지~ 하다가 대개 폰만 본다. 이 글 하나만, 저 글 하나만 하는 새에 도착하고 만다. 그나마 지하철은 오래 탈 때가 더 많으니까 나은 정도일까. 이마저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공감이 안 가지는 않는다. 딱 한 번이지만 이런 환경을 갖춘 적이 있었다. 학교 기숙사가 그랬는데, TV도 없고 큰 모니터도 없지 않은가. 들어오면 노트북, 핸드폰, 책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나마도 노트북은 늘 책상에 붙박이 해놓았으니 누우면 사실상 책과 폰이 전부였다.

 단지 그때는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 왜냐면 구조상 누워 있을 때 책상이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참 도서관 책을 빌려볼 때였는데, 책상 책장에 꽂아두면 '아 맞다, 저거 빌렸었지. 언제까지 돌려줘야 하잖아?' 내지는 '아 맞다 읽던 도중이었어 지금 읽어야겠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에 확 들어 왔다. 그런 의미에서는 확실히 환경이 중요한 거 같긴 하다. 조성을 하는 게 어려워서 문제지.

 

책장을 찢는 것은 조금 극단적이지만 책을 깨끗이 읽으려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메모하면서 읽으면 더 좋습니다. 모든 책에는 여백이 있습니다. 메모하기에 정말 좋죠. 밑줄도 막 그으면서 읽는 겁니다. 저도 예전에는 밑줄이나 메모를 잘 안 했고 하더라도 나중에 지울 수 있는 연필로만 했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책을 깨끗하게 읽는 것이 결코 좋은 독서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숭배하지 말아요, 66p

고찰점: 이것도 읽는 순간 "아..." 싶었다. 자주 듣는 이야기인데 실천이 안 돼서 그런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꽤나 책을 숭배하는 편인 거 같다. 책에서 뭔가 답을 구하려 하기도 하고, 전자책 보다는 실물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요즘은 잘 안 하지만) 빵봉지까지 구해 다 읽을 책을 일일히 반밀봉 해놓기도 했다. 그 위에 쌓인 먼지는 잘 털지도 않으면서.

 차라리 일반 책이면 또 망정인데 경우가 심할 때엔 문제집마저도 그렇게 다룬 적이 있다. 별개 노트를 만들어서 하다가 도저히 안 될 거 같아서 책에 끄적이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뭐가 마가 낀 거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조금씩 정도가 호전되고 있단 정도일까. 빵봉지도 이제 안 씌우고 있으니 언젠가는 메모용 펜을 들지도 모를 일이다. 찢는 건... 고민 좀 해보고.

 

요약을 한다는 것은 그 책의 핵심을 간추린다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구조를 파악한다는 이야기에요. 그러니 내용을 제대로 요약하는 게 중요하죠. 이런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이면 비판적인 판단 구조가 나오죠.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 120p

고찰점: 내가 고쳐야 할 점이다. 내가 독서 노트를 쓸 때면 어떤 책인지, 어떻게 구성 되어 있는지는 쏙 빼놓고 다짜고짝 내 이야기부터 시작할 때가 많은데, 그렇다보니 책을 읽어도 핵심을 놓치고 기억도 잘 안 나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 같다. 특히 문학 쪽이 그렇다. 앞으로는 문학 쪽 독서 노트도 좀 더 보강이 필요할 듯하다.

 

접해보지 않은 것을 욕망할 수는 없어요. 최소한 접해봐야 욕망할 수 있어요. (중략) 제대로 여러가지를 접했을 경우 자기의 취향은 사실 다른 쪽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냥 우물 안에 앉아서 이 세계가 전부이고 나는 결국 이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요.
습관이 행복한 사람, 147p

고찰점: 이거구나 싶었다. 예전에는 별로 갈망하지 않았던 걸 요즘 들어 부쩍 갈망하게 되었는데, 그걸 단순히 변했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접해보지 않았기에 욕망하지 않은 것에 불가하지 않을까. 한 번 해봤고, 아니다 싶었기에 더욱 큰 걸 욕심 갖게 된 것이다. 어쩌면 책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넓이'의 본질이 바로 이 부분에 담겨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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