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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독서노트]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기술

by noh0058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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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소나

 

 독서노트만이 아니라 일기니 뭐니, 또 카톡 프로필이니 뭐니. 남들이 다 하는 거 참 유난 떠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단지 그렇게 치면 세상에 축하할 일, 좋아할 일이 몇이나 있겠는가. 입학, 졸업, 취직, 그 외 기타 등등. 다들 누구나 하는 일이고 누구나 축하하고 즐긴다. 또 즐기지 않는다면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까지 놓치기 쉽상이겠지.

 하물며 나의 경우엔 꽤나 늦은 나이의 첫 연애다. 남들에게는 당연히 알고, 익숙하고, 쉽게 느낄 법한 모든 걸 거의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야 책이나 영화, 만화 등등으로 어깨 너머로 배운 게 있다지만 그건 잘 포장된 껍데기만 보는 것과 같다. 모종의 방법이든 나 스스로 공부하고 변하려 해야 한단 뜻이다. 이 또한 누군가에겐 너무 진지하다며 정 떨어질 일일지 몰라도, 나 스스로의 정진을 꾀하는데 남의 의견은 필요 없으리라.

 단지... 책 선정은 썩 좋지 않았다는 느낌도 있다. 아직 좀 먼 이야기도 많고, 현실적인 이야기도 많은지라 너무 일찍 일었나 싶다. 물론 여러 방면으로 미리미리 공부해놓는단 의미에선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마는, 아직 연애 초반의 극초반인 만큼 가능하면 따듯한 책을 찾고 싶었다. 광고 매대에 대대적으로 놓여 있다고 대충 훑고 손에 든 내 잘못이지마는. 어지간히도 들떠 있는 탓이겠지.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기술

 

사랑에도 학습이 필요합니다.
더 늦기 전에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사랑의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부디 이 책을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면서
당신의 삶이 더 풍요롭고 따듯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서문, 011p

고찰점: 인간 관계는 언제나 내게 어려운 짐이었다. 어릴 적 받은 상처, 근래에 받은 상처, 그리고 어쩌면 내가 상처를 내 거리를 둔 갖은 관계까지. 그런 경험은 똘똘 뭉쳐 언제나 나를 구석가로 밀어냈다. '인간 관계가 없이도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하는 생각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단 점도 분명 있지만(과거를 무작정 나빴던 일로만 치부하고 싶지 않다.), 나이를 거듭해 가면서 나의 인간 관계, 결정적으로 나의 인간성 그 자체에 회의를 느껴 온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인간 관계에 대해 돌아보는 것도 방법이리라.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랑은 인간 관계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모양이다.

 

누군가를 건강하게 만날 조건을 갖추고, 혼자서도 온전할 준비를 하고 나서 이제야 제대로 된 관계를 이어갈 수 있겠다고 여겨야 한다. 그런 후에 눈앞의 상대에게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018p

고찰점: 이 부분에 한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위에서 썼듯이 아마 나는 혼자서는 '온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야 그럴 수밖에, 혼자서 온전하기에 혼자 있었던 게 아니라, 온전하지 못하기에 혼자 있었던 거뿐이니까. 문제가 있다면 그 속도일까. 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관계가 조금 빨랐던 인상은 없지 않아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틈엔가, 하는 느낌으로. 물론 이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기도 하다. 항상 한 발 치 물러나 이런저런 걸 재는 나이기에 더더욱. 누군가가 밀어주지 않았다면 애초에 성립되지 않았을 관계였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문제가 하나 있다면 나의 그 '온전치 못함'이 자꾸 밖으로 드러나고 만다는 점이다. 미숙하다, 처음이다, 그래서 미안하다. 같은 말을 핑계로 거리낌 없이 자신의 온전치 못함을 밖으로 꺼내고 만다. 당연하지만 그래서야 상대에게도 민폐일 수밖에 없음을 모르지 않으면서.

 다행인 건 그런 인식 정도는 있다는 점일까. 이 책을 통해, 이 글을 통해, 이런 자가 인식을 통해 스스로를 '온전히' 만들어 가는 연습을 해갈 수밖에 없다.

 

연애의 가장 기본은 연인이 나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그래야 두 사람 모두 성장하면서 오래 사랑할 수 있다. 연인 외에 다른 인간 관계도 잘 유지하고 자기 시간도 가질 줄 아는 게 가장 좋은 연애다. 중요한 건 상대방에게도 이런 사람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 꼭 알아둬야 할 관계 초반의 마음 가짐, 021p

고찰점: 책 내용에도 써있지만 이게 가장 어려운 거 같다. 솔직히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게 이것이기도 하며, 이게 내가 지금 여러 책을(앞으로 당분간 이어질 독서노트 포함) 읽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몰라도, 성인애착유형 검사? 란 게 있어서 해봤다. 불안형이란다. 애착 관계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불안해하며 괜히 상대를 의심하는 그런 성격이란다. 옳거니, 내가 그래서. 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요 2주 동안 있을 때엔 행복하고 없을 때엔 끙끙 앓는 그런 하루를 지내왔다.(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다행히도.)

 당연하지만 내 미숙함에 그런 걸 상대에게도 드러냈고, 상대에게 꽤나 걱정을 끼친 듯하다. 오죽하면 헤어질 때마다 괜찮겠냐 물어볼 정도이니. 그런 의미에서 더더욱 이곳이 기록해둔다. 필사는 자신의 마음 속에 문장을 남기는 행위기에.

 

가장 중요한 건 서로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그때그때 표현하며 지내는 것이다.
마음이 주황불로 넘어가기 전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모든 관계는 다 주고 받는 것이다, 미안함과 고마움을 잊지 않기, 사랑을 주는 것보다 이게 훨씬 더 중요하다.
- 마음에 빨간 불이 켜지기 전에 진화하라, 036p

고찰점: 사실 이건 전부터 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사안이다. '건담', '에바' 등을 비롯해 그런 주제의 작품을 곧잘 챙겨본 덕도 있겠고, 아버지 일로 좀 느낀 바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표현을 잘 하는 분이 아니었는데(돌이켜 생각하면 아마 딴에는 아버지 흉내를 좀 내시려 했던 모양이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아버지가 그걸 단순히 꾹꾹 눌러 담고 있을 뿐인 귀여운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그 후로 내가 먼저 나서서 표현을 해준 덕인지, 아니면 단순히 연령 탓에 여성 호르몬 우세라도 된 건진 몰라도 요즘 들어 부쩍 치근거리는 아저씨가 되었다. 덕분에 집안도 좀 화목해진 거 같고. 표현, 중요하다.

 

좋은 사랑을 하려면 혼자 있어도 잘 지내야 한다. 누군가에게 계속 의지하려 할 수록 결혼해서도 외롭고, 애 낳고도 외롭고, 인생 자체가 외로워진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자기 자신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해서 그 외로움이 없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라. 당신 옆의 사람은 당신을 더 외롭게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변수일 뿐이다.
- 외로움은 결코 그 사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047p

고찰점: 외로움은 잘 타시는 편인가요? 프리토킹 모임에서 몇 번인가 들었던 질문이다. 그때에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여태 연인 한 명 없었고 집에서는 늘 가족과 있었으니까. 굳이 따져보면 기숙사를 들어가든 자취방에 들어가든 뻔질나게 본가를 찾은 정도일까. 그래서 난 대답했다. '외로워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하지만 (당연히도) 연인은 가족과 다르다. 24 시간 붙어 있을 수도 없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도 없다. 알고 싶지만, 알려 해서도 안 되고, 알려 들다가 아예 멀어지고 말 수도 있다. 그런 걸 깨달은 후에야 내가 외로움을 탄다고 느꼈다. 그리고 처음 느끼는 외로움에 많이 힘들어 했다. 책들과 영상으로 수련을 거듭하는 중이다.

 

이 사람을 더 좋아하고 싶고 결실을 이루고 싶다면 일도 열심히 하고, 취미 생활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라. 그리고 다른 데 노력하는 만큼 이 사람한테도 노력해라. 앞서는 본능을 누르는 경험은 앞으로의 삶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후략)
- 평생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여자, 065p

고찰점: 본능을 억누르란 게 말이 쉽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그렇지 않은가, 이만큼 본능을 정면으로 드러내며 머릿속의 안테나를 세워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 당장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부터가 그렇다. 일, 취미 생활, 자기계발. 내게 글은 언제나 그런 역할이었으니까.

 

 

당장 그 사람과 함께하면 충족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계속 갈구하게 되지만 오히려 그게 나를 갉아 먹는다.
자신의 결핍을 한 번쯤 돌아보자, 그건 상대방이 하는 말이나 행동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다른 것들로 좀 채워 넣어야 한다. 스스로 풍요로운 사람이 되면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고 연애도 한층 편안해질 것이다.
- 만남의 횟수가 애정의 척도는 아니다, 105p

고찰점: 지금 한창 그 결핍을 돌아보는 과정 중이다. 사실 한 이틀 정도 진짜 힘들었을 때가 있었는데(이것도 분명 돌이켜보면 웃긴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땐 진심이었다.), 그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으면 좀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문제는 늘 나의 마음에서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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