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대나 문화 정책이란 건설적이어야 한다 여겨지는 듯하다. 정책이란 말에 건설성이 당연히 담긴 것처럼 해석마저 존재하리라. 하지만 실제로 임해보면 문화란 복잡한 유기체이기 때문에 이미 충분히 건설적인 과정을 품고 있다.
요전 번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내일의 일본 문화와 정신 건설을 연구하는 사람이 일본인은 좀 더 셰익스피어를 알아야 한단다. 하지만 '햄릿'이니 '오셀로', '리어 왕'을 하나하나 읽어 이해하는 건 일반 민중으로선 불가능한 일이니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을 한 데 모아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해 영화로 만들면 일본 민중이 셰익스피어를 이해할 거라고도 말했다. 조금 오류는 있을지 몰라도 대략 정리하면 이렇다. 이런 의견도 현재의 문화 정책에 한 폭을 담당하고 있으리라.
일본 민중이 셰익스피어를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이런 방법을 떠올렸단 사실은 모두에게 여러 감상을 들게 하리라.
이러한 사례는 과거 문화상의 중요한 유산 정리로서 결코 웃긴 이야기로 끝낼 수 없는 본질을 지니고 있다.
독일에선 광범위한 바그너 축제가 열리거나 괴테나 실러에 대한 정부의 평가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는 그런 나라에선 현재 청년층에게 주어지는 작품으로 그러한 고전을 사용하는 이외에도 그 청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문화적 창조력을 왕성하게 숙성시킬 수 있도록 어떠한 독창적 가능성을 재배하고 있을까.
세계사가 새로 써지고 있다. 그 사실이 우리의 가슴서 손가락 끝까지 맥을 타고 전해지고 있다. 세계사가 바뀌고 일본도 세계사적 규모로 새로워진다는 현실에 처한만큼, 결국은 다음 세대의 창조적 가능성에 그 결과가 달려 있으리라.
휴대 식량처럼 정리된 문화 유산은 때에 따라 옮기기엔 편리할지 모르나 골격이 듬직하고 정신이 굳센 반야생적 동양에 빛을 드리울 미래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충분하지 못하리라.
삼대째는 일본의 강버들에서 지극히 리얼하게 포가 드는 묘사로 이루어져 있으나, 앞으로의 삼대째는 시대 속 일본의 문화적 면모 또한 깊이 고려해야지 싶다. 세계는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으니 단순하기 짝이 없는 주관으로 삼대째가 출현해서는 사랑하는 우리 국가는 어떻게 될까. 오늘은 늘 내일로 이어져 있다. 이 사실에 깊은 의미가 있다.
(194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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