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
흐릿한 전편의 기억
전편... 그러니까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는 분명 읽었던 책으로 기억난다. 언제 읽은 책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독서노트를 쓰기도 전이었고, 아마도 왓챠피디아에 독서 기록ーー애당초 당시 왓챠피디아에는 독서 기록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ーー을 남기기도 전이었을 테니까.
왜 읽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평소 나의 독서 습관 등으로 미루어 볼 때엔 그냥 서점에서 나와 비슷한 경우겠지 싶어서 가져온 것이리라. '생각이 너무 많다'라는 건 내가 늘 실제로 품고 있는 인식이기도 했으니까. 오죽하면 직접 쓴 소설의 대사로 써버릴 정도로. 그런 마당이니 내용이 크게 기억날 리도 없고, 으레 그렇듯 책장에서 묵묵히 먼지만 먹고 있을 책 중 하나였다. 후속작인 이 책이 눈에 들어올 때까지.
단지 막연히 '괜찮은 책이었다'는 인식만으로 뻗은 이 후속작은, 솔직히 말해서 마냥 좋은 책만 같지는 않았다. 샤머니즘 같은 기묘한 것의 편을 드는 듯한 묘사도 있었고, 마치 독자들을 대단한 걸로 띄어 책을 팔아보겠다는 흑심 같은 것도 느껴졌다. 어라? 이런 책이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책이란 것도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지 않은가. 어찌 됐든 실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있었던 게 사실이고, 다른 책에서 언급했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런 요소만 꼽아 앞으로의 생활에 활용해가면 되는 것이다. 책 제목처럼 '생각이 너무 많은' 건 사실이니까.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
매사를 너무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말의 진짜 알맹이를 파악하는 법을 배워라. 그렇게 제법 거리를 취할 수 있으면 작은 계기에도 양은 냄비처럼 확 뜨거워질 일이 없다.
- 알맹이 없는 말에 휘둘린다, 61p.
고찰점: 이것만은 확실히 내가 고쳐야 하는 요소지 싶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사람이 작가이거나 달변가일 수는 없는 법이다. 더군다나 비즈니스 상황도 아닌 일상의 잡담이란 대부분이 '별 생각 없이' 나오는 말이란 걸 모르지 않을 터이다. 그렇건만 나는 거의 모든 인간 관계에서(심지어 가족에게도) 단어 하나에 갖은 의미를 부여하고, 때로는 가벼운 말투 하나에 상처 입고 혼자 꽁해지고 만다.
사실 그걸로 정말 힘들어하는 건 말한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이리라. 내가 그 일로 상대에게 비난이나 비판, 불평을 해본들 상대는 '별 생각 없이 한 말이잖아, 그런 의도가 없었다는 걸 알잖아? 그런데 내가 왜 그런 감정까지 받아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으리라. 그래서야 양쪽 모두 손해일 뿐이다. 중요한 건 말 너머에 있는 알맹이이며, 때로는 그 알맹이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리란 것도 받아 들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리라.
사실 여러분은 자신감 부족보다 자아 결핍이 더 문제다. 자아는 "고맙습니다!"와 "잘했어요!"를 양식으로 삼는다. (중략) 이런 말을 자꾸 거부하면 자아는 굶주리고 걸신이 들린다. 그래서 여러분이 이유도 모른 채 불안하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 늘 부족한 느낌, 자아결핍, 67p.
고찰점: 이건 다른 책에서도 나온 이야기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 고치려고 애쓰는 일이기도 하다. 부끄러워 하면서도 굳이 나의 성공 경험을 이 블로그에 죄 늘어 놓은 이유기도 하다. 나의 자아를 똑바로 확립하기 위해, 또 나의 겸손이나 결핍이 칭찬해준 다른 사람을 굳이 불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지나친 자신감으로 남을 찍어누를 필요는 없으나, 내 자리에 우두커니 건재할 필요 정도는 있으리라. 일단 그걸 목표로 삼아 보자.
오해가 발생하면 여섯 시간 기다렸다가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되, 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내 감정만 전달하라.
아예 '당신은', '너는'이라는 말 자체를 하지 마라. 왜 이 방법을 쓰느냐고?곧바로 나서면 흥분을 주체 못하기 쉽고, 너무 늦게 나서면 이미 원망이 뿌리내렸을 수 있다. 여섯 시간 정도는 오해가 아직 오해로만 남을 수 있다. 내 문제에 중재자들을 끌어들일 생각을 하지 마라. 그들이 자칫 불에 기름을 부울 수도 있다. 상대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나 자신에 대해서만 말해도 충분하다.
- 삶이 편해지는 소통 수칙, 224p.
고찰점: 이 이야기만 얼추 서너 번째 보고 있는 거 같다. 그만큼 확고히 검증된 이야기란 거겠지. 그런 만큼 실제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이다. 얼마나 잘 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효과를 보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누군가와 사랑으로 맺어지려면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보고 이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 부수적인 질문도 있다. '그이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면 내가 이 지긋지긋한 부부 싸움을 끝내고 그이에게 사랑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될까?' 답이 나오면 배우자에게 그대로 전달하라. "여보, 이제 싸우기 싫어요 내게 ...라고 말해주세요(혹은 ...를 해줘요. 그리고 당신도 말해 봐요. 내가 당신한테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 연애는 나와 그의 자기 계발, 243p.
고찰점: 결국 사랑도 인생도 행복해지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을까, 또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겠지. 어려운 듯 보여도 별로 어렵나 싶다. 게임을 할 때 이기기 위해 고민하지 않은가, 일을 할 때 어떻게 해야 빨리 끝낼지 생각해보지 않은가. 또 개선점이 보인다면 차근차근 풀어갈 줄도 안다. 그걸 인생 전체에 적용해보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