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괴물
- 일단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올해 본 영화 중에 손에 꼽아도 좋고, 그냥 여태 본 영화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들 정도
- 사실 연출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스포를 당하고 봐서... 그게 좀 아쉽긴 한데(가능하면 사전 정보 없이 보시는 게 좋을 듯하네요) 연출하고 스토리를 정말로 잘 결부해놔서 그럼에도 좋았을 정도네요
이하로 스포
- "함부로 단정 짓는 위험성" 같은 건 스포(얼추 누가 제목이 말하는 괴물인지 계속 찾게 된다는 내용)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스토리하고도 결부되는 게 굉장히 좋았습니다.
- 사회와 부모에게 줄곧 남자 다움을 단정지어지며 학대를 당해 온 요리, 엄마에게 평범함을 단정 지어진 미나토, 모자 가정의 편견으로 단정지는 걸 피하기 위해 무릎 쓰고 나아가야 했던 미나토 엄마, 서투른 탓에 오명을 써야 했던 호리쌤. 내내 영화 속에서 "전범"을 찾다 관람객또한 작중에서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단정 지으려 했단 걸 깨닫게 되는 구성이 대단하다 해도 좋을 수준.
- 물론 왕따 가해자 애들이나 요리의 아버지처럼(그리고 좀 애매하지만 교장 선생님도) 악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편견과 단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계하게 해주고 인생의 보편성이 무엇인지 다시끔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영화 같네요.
- 특히 굉장히 어둡게 시작했던 영화가 두 아이들이 괴물이라 단정 지어온 주위를 떨쳐낸 채 단지 밝고 즐겁게 달려 나가는 엔딩에선 무언가가 씻겨 나가는 듯한 감동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원래 블로그에 영화 소감 쓸 때 이렇게 길게 쓰지 않는데 마음에 들다보니 좀 길어져 버렸네요. 개봉일이나 영화 특성상 노량 개봉하면 천천히 종영 수순도 밟을 거 같으니 영화관서 보시고 싶은 분은 서두르시면 좋을 거 같네요